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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함께 지구를 공유하며 살아 숨쉬는 동물 이야기를 씁니다. 노여움(怒), 슬픔(哀)을 느낄 수 있고 기쁨(喜)과 즐거움(樂)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동물들의 '희노애락' 코너인 '댕댕냥냥'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혹여나 공유하고 싶은 따뜻한 사연이나 어려움에 처한 동물들의 얘기를 알고 계시다면 노컷뉴스로 알려주세요.
구조된 이후 인간이 붙여준 이름으로 살아가는 강아지들. 양민희 기자
조선업종
▶ 글 싣는 순서
①[르포]생지옥 탈출!…불법 번식장 나온 구조견 우당탕탕 산책기②[르포]"인간이 미안해…" 1400마리 불법 번식장 구조견 봉사 체험(계속)
예당 주식
공간 부족한데 늘어가는 동물들…300마리 수용, 꽉 찬 '더봄센터'
"공간은 부족한데, 동물은 늘어나요" 센터 소개 중인 박광수 활동가(왼쪽)·견사 청소 중인 박혜주 활동가. 양휴맥스홀딩스 주식
민희 기자
"자, 이제 한바퀴 돌면서 센터 소개를 시켜드릴게요!" 견사 청소와 산책을 마친 뒤, 취재진은 박광수 활동가를 따라 나섰습니다.
카라 '더봄센터'는 1231평 대지 위에 '서클형 구조'로, 가운데 중앙 정원을 두고 동그란 형태로 증권속보
설계됐습니다. 총84개의 견사, 12개의 묘사, 고양이 놀이터, 교육장, 병원, 중앙정원, 놀이터·산책로, 옥상정원, 계류장, 접견실로 이루어졌습니다. 이곳에서 최대 수용할 수 있는 동물의 수는 350마리. 적정 개체 수는 250마리지만, 현재 이곳엔 개·고양이 포함 300마리가 보호 중입니다.
공간은 자꾸 줄어드는데, 책임은 더 커졌습니상승주식
다. 1층 공간은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었지만 개체 수가 점점 많아지면서 보호 공간으로 탈바꿈한 상태였습니다. 1층과 함께 2층 회의실로 쓰던 공간마저도 구조된 동물들을 위한 장소가 되었습니다.
1231평 대지 위 세워진 카라 '더봄센터'는 위기에서 구조된 동물들을 위한 종합 반려동물 보호 복지 공간이다. 양민희 기자
'합법적인 지옥'에서 가족의 품으로…"사지말고 입양하세요"
도살장에서 구조된 대형견과 인사 나누는 CBS노컷뉴스 취재진. 양민희 기자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이들을 만나기 전 걱정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가여움이 아닌 반가움의 공간'이라는 슬로건을 가진 공간인 '더봄센터'. 그래서였을까요. 구조견들이 자유분방하게 뛰노는 모습, 봉사자들을 반기는 꼬리, 입꼬리가 양쪽으로 벌어진 미소를 보고 있자니 몹시 안도가 됐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들이 간절하게 바라는 건 '가족의 품'일 것입니다.
현재 카라에서는 오랜 시간 학대·유기 또는 도살 위기에 놓였던 동물들을 구조해 보호하고 입양을 도와주는 임시 보호 시스템인 '징검다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많거나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입양 기회를 갖지 못하는 개들을 위해 최대 1년간 위탁 가정에서 사랑을 경험하며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만약 입양 의사가 있을 경우 카라 측에 신청서를 작성하면 됩니다. 그 다음 심사를 통해 승인이 이루어집니다. 종종 "외로워서", "마당견 하려고" 등 무심한 이유도 접한다는 박 활동가는 "해당 경우는 입양에서 배제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아직 이곳엔 많은 구조견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부분 도살장에서 온 대형견의 경우 상황은 더 열악합니다. 대형 견사 활동가는 봉사 활동 중인 취재진에게 다가와 넌지시 말해주었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요? 1마리 되면 잘 될까, 입양 잘 안 돼요."
인간에게 '또' 당한 배신…"한국에도 '루시법' 만들어져야"
인간에게 또 받은 상처, 파양된 '보니'. 양민희 기자
우당탕탕 산책을 마치고, 봉사자들에게도 잠시 휴식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점심을 먹고 재정비한 뒤 1층 로비에서 30여 마리의 '보령·화성 번식장' 구조견들을 마주했습니다.
활동가와 심각한 얘기가 오고 가는 도중, 허리가 긴 녀석의 그림자가 다가왔습니다.
"(꼬리를 흔들며) 킁킁" "이 강아지는 이름이 뭐예요?"
"보니! 아마 프로필 사진엔 없을 거예요. 최근에 다시 이곳으로 와서요. 허리 디스크가 있는 친구인데, 그 이유로 보호자가 키우기를 포기한 걸로 알고 있어요. 병원을 다니다 치료비 부담으로 파양이 됐죠."
'나타야, 세상에서 제일 예쁜 마음의 눈으로 가족을 찾아 양쪽 눈보다 더 큰 세상 보길 바랄게'. 최영주 기자
악마의 탈을 쓴 인간에게 받은 생채기가 아직 아물지 않았을까. 내 손길이 두렵진 않을까. 걱정도 잠시 경계를 풀고 한 두 마리씩 곁으로 다가와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불법 번식장에서 인간에게 꿰맬 수 없는 상처를 받았을 강아지들이지만, 다시 인간의 손길로 치유받고 있었습니다."인간이 미안해…"
구조견들의 눈을 오랫동안 마주쳤습니다. 한 마리, 한 마리씩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봉사 전날 야심차게 준비해 온 개껌 간식을 주섬주섬 꺼내든 순간, 눈치 빠른 강아지들은 점점 더 주변으로 모여들었고 로비에는 잠시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산책 후 '개껌 간식' 시간. 센터 로비에는 "쩝쩝" 소리로 가득 찼다. 양민희 기자
허가된 번식장임에도 불법적으로 악용한 사례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2023년 1400여 마리가 구조된 화성 번식장 외에도 지난 7월 인천 강화에서 허가된 번식장 속 열악한 환경에 방치된 300여 마리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박광수 활동가는 근절되지 않는 불법 번식장에 대해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공장형 번식장이 사라져야 해요. 그러려면 펫숍에서 동물 판매부터 멈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2013년 영국에서 구조된 루시는 6년간 반복된 임신과 출산으로 고통받다 사망했고, 이 사건을 계기로 2018년 영국에서 루시법이 제정되어 6개월령 미만의 강아지와 고양이 판매가 금지된 사례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서둘러 '루시법'이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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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양민희 기자 ymh1846@cbs.co.kr
진실엔 컷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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